공존

공존하려 애쓸 필요는 없고 무가치한 것에서 가치있을 찾아내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 세상에는 그 외에도 가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으며 한 사람이 쓸 수 있는 시간은 대체로 규격화되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쓸 수 있는 시간이 50년 남짓 남은 사람이다. 그리고 마지막 25년 간은 과연 공부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따라서, 나에게는 이제 무언가를 보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25년이 남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25년은 소비했다. 나는 나의 배움의 과정에서 딱 중간 지점에 와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그 25년의 시간 중 아마도, 절반 이상을 '돈 버는 것'을 고민하며 소비해야할 지도 모른다. 어떻게 본다면, 나는 내가 죽을 때까지, 뭔가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이미 소비했고 그 마지막 지점에 서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교수라든지, 하는 '평생 공부하는 직업'에 종사하지 않는 경우를 가정한다면 말이다. 물론, 내 가정이 거의 사실이 될 것이지만, 설사 교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더 악화되지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아침 5시에 출근하여 밤 늦게 퇴근하며 시간을 '분'단위로 소비하는 교수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그런 시간적 여유에 대한 촉박감은 그러므로, 지적으로 공존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 식의 생각에 이르게 된다. 사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일테다.

그러니까, 남들끼리 서로 주고 받는 주석쓰기 경쟁을 읽으며 그 헛소리적 기질을 파악했다면 그 경쟁에 경외심을 가질 필요가 없단 이야기다. 무가치한 경쟁이고 그 경쟁과 공존하여 지적 적선을 해주며 그들을 지원할 필요는 없다.
by 김에녹시아 | 2009/08/28 21:08 | 생각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anoxia.egloos.com/tb/509594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